생수의 강(겔 47:1~5)
에스겔 47장 1~5절에는 단순한 물이 아닌, 하나님의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생수의 강이 등장합니다. 에스겔은 환상 가운데 성전 문지방 아래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를 보았고, 그 물은 점점 깊어져 결국에는 건널 수 없을 정도의 강이 됩니다. 이 샘물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시작되어 세상을 살리는 은혜의 상징을 보여줍니다.
성전에서 흘러나온 샘물은 처음에는 발목 정도 깊이였는데, 조금 더 나아가자 무릎과 허리까지, 그리고 마침내는 건너지 못할 강이 되었던 것입니다. 물이 깊어지는 과정은 수심이 깊어짐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성전을 향한 우리 신앙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 예수님을 믿었을 때는 마치 발목 정도의 깊이입니다. 구원의 감격은 있지만 여전히 세상의 영향력 아래에 있습니다. 무릎 깊이까지 나아가는 것은 기도의 자리로 들어가는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기도는 무릎으로 순종을 다짐하는, 우리의 신앙을 좀 더 하나님께 가까이 가도록 굳건히 세우는 훈련입니다. 다음은 허리 깊이입니다. 허리는 몸의 중심 입니다. 허리까지 물이 찼다는 것은 삶의 중심이 바뀌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삶의 중심이 하나님께 잠겨 있다면 이제는 말씀과 기도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강을 건널 수 없을 만큼 깊은 물입니다. 이 단계는 이제 나의 의지나 판단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인도하심에 전적으로 맡기고 사는 삶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이 강물은 성전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이 임재하는 곳이요, 우리의 신앙의 중심이 되는 곳입니다. 우리의 신앙의 원점은 성전, 곧 하나님의 교회라는 의미입니다. 이 생수의 강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의 생수가 우리 가운데 임하고, 그것이 점점 확장되어 세상 끝까지 이르게 된다는 영적인 흐름을 보여줍니다. 요한복음 7장에서 예수님은 생수의 강에 대해 말씀합니다.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우리는 지금 나의 신앙이 어느 깊이에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여전히 발목에서 세상에 더 많이 머무르고 있는지, 무릎이나 허리까지 잠겨 예수님께 좀 더 깊이 들어와 있는지. 하나님은 우리가 얕은 곳에만 머무르기를 바라지 않으십니다. 점점 깊은 곳으로, 하나님과의 더 친밀한 관계로 들어오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전적으로 주님께 맡겨 살아가도록 부르십니다.
하나님의 생수의 강은 사막과 같은 세상에 생명을 주고, 죽은 바다를 되살리는 능력이 있습니다.(겔 47:8-9) 하나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이 생수의 은혜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흐름에 들어가 있는가, 그리고 그 흐름을 따라 더 깊은 은혜로 나아가고 있는가 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에 성령의 생수가 흘러넘치길 소망합니다. 얕은 신앙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더 깊이 잠기고, 그분의 뜻에 나를 맡기며 살아가는 하루가 되길 축복합니다. 생수의 강은 지금도 흘러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그 강에 발을 담그고, 깊은 은혜로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