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닭 보듯...!
마트에 잠깐 들려서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물건을 고르며 수다를 떨고 있던 여자들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우리 남편은 왜 그런지 몰라...?”
“야 니 남편만 그런 줄 아니 남자들은 다 똑같아...!”
“오죽하면 남편이라고 하겠니...!
“남편이라고 부르는 것은 내편이 아니라 남의편이라 남편이라고 부르잖아...!”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내가 간혹 감기나 두통이 오면 아내는 감기약을 먹을 건지, 두통약을 줘야할지 물어본다. 그리고 약과 함께 물을 건네준다. 그런데 나는 몸이 아파도 약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 꼭 아내가 찾아주어야 약을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인지 간혹 아내에게 핀잔을 들을 때가 있다. 아내가 아프다고 말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내에게 해주지 못한다. 그저 아프다는 그 말에 생각 없이 이렇게 대답한다.『약 먹어...!』 그것뿐이다.
아니 어쩔 때는 아프면 빨리 병원 가서 주사라도 맞아야지 미련하게 누워있다고 핀잔을 주고 결국 아내를 우울하게 한다. 아내가 아프다고 나에게 말할 때 원하는 것은 『약 먹어』 라는 대답이 아니라! 관심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아프니? 힘들어? 약 어디 있어? 병원갈래?” 라고 말해 줄 수 있는 관심이다.
그런데 “약 먹어...!” 라는 말과 “얼마나 아파...?”는 같은 듯하지만, 많은 차이가 있다. 바보 같은 남자들은 그 차이를 잘 모른다. 나도 그 차이를 잘 모르고 있다. 아마 아내가 아프다면 분명 “약 먹어...!”라고 말해버리고 말 것이다.
우리 속담 중에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한다.” 는 속담이 있습니다. 피차 보는 둥 마는 둥 무관심하다는 의미의 말이다. 서로의 관계가 단절되어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살아가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현명하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정말 소중한 것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일에는 무관심하고, 정말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될 일에 목숨을 거는 어리석음이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참으로 묘하다. 나에게 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집착한다. 하지만 나에게 유익한 것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모순을 안고 살아간다.
간혹 성도들이 영혼과 생명의 문제보다 자신의 고집에 목숨을 거는 것을 본다. 진정한 신앙고백보다 편안함과 자유를 원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우리의 인생에 목적이 빗나갈 때 인간은 염려 속에 살아간다. 목적이 빗나 갈 때 신앙도 결국 흔들리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중요하게 여길 신앙의 고백을 소 닭 보듯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