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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그리움




얼마 전 엄마의 핸드폰을 바꾸어 드렸다. 그 동안 옛날 구닥다리 핸드폰을 사용하셨는데 스마트 폰으로 드린 것이다. 교회 집사님이 목사의 어머님 폰이라고 선물해 주셔서 어머니의 폰을 바꾸어 드렸다. 엄마의 옛날 핸드폰에 남아있던 전화번호 목록에는 큰아들, 둘째, 막내, 그리고 며느리들의 전화 번호와 손자, 손녀들의 전화번호, 그리고 목사님과 가까운 친지 몇 분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번호를 저장하고 사진도 옮겨드리려고 살펴보았다.

 

엄마 이 사진들도 옮겨...? 이 사진은 뭐야...?

그건 필요 없어...! 다 지워도 돼...! 거기 아빠 사진 있지...! 그거 옮겨줘...!

엄마의 휴대폰을 살펴보는데,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암으로 투병을 하시던 머리가 모두 빠진 마지막 생전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 엄마가 왜 그동안 이 핸드폰을 바꾸지 못했을까...? 혹시 아빠의 모습이 남아있어서 그랬나...? 핸드폰에 남아 있던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왜 엄마가 그동안 이 핸드폰을 꼭 붙잡고 있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평소 엄마는 아버지를 참 미워했다고 생각했다. 참 많이도 아빠를 구박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구박하던 아버지의 사진을 저리 소중히 간직하고 계신 것일까? 며느리들을 만나면 늘 수다를 떨면서 그렇게 아버지 험담을 하고 시집의 흉을 보았던 엄마였다. 그런 엄마의 핸드폰에는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 남아있었다. 가끔씩 핸드폰을 열어 보면서 아빠를 그리워했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르며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의 핸드폰에 남아있는 아빠의 얼굴...!

 

우리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소중한 사람이 우리를 떠나서야 그리움에 눈물을 짓는다. 어쩌면 오늘 내가 미워하는 사람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일 것이다. 그 사람과의 만남은 우연히 아니라는 말처럼, 우리의 만남은 필연이고 나에게는 축복이었다. 오늘도 우리는 그 소중한 사람들과 살아간다. 그리고 그 만남은 하나님이 나를 위해서 보내주신 사람이다. 우리의 만남은 하나님 계획하신 아름다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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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움
  • 2017-07-04
  • 김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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