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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유공관


 

 교회 건축을 준비하면서 우리 교회 바닥에 유공관을 설치한다는 말을 듣고 어릴 적 우리 집 포도원에 설치한 유공관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가 벼농사를 하던 논에 포도나무를 심었는데, 그만 모두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논으로 사용하던 밭이다 보니 비가 내리면 배수가 잘 되지 않아 포도나무는 견디지 못하고 죽어 버렸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죽은 포도나무를 걷어내고 땅을 깊게 파내어 유공관이라는 것을 묻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은 포도원 옆으로 물길을 내면 된다고 하셨지만 아버지는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공사를 하셨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쏟아질 때 포도원은 이전처럼 물에 잠겨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유공관이라는 녀석의 힘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논처럼 변해 버린 포도원의 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입니다. 유공관이 그냥 구멍 뚫린 큰 파이프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녀석을 땅에 묻어 놓는다고 달라질 것이 있을까 했는데, 유공관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외면보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겉은 잘나보여도 내면이 텅 비어 있는 겉멋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똑같은 밭이었지만 내면에 유공관이라는 숨겨둔 비밀이 있을 때 그 포도원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내면에 필요한 것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겉사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속사람의 가치는 중요한 일이 발생했을 때 드러납니다. 그런데 우리는 겉사람을 꾸미는 것에만 힘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은가요?

 

 우리 교회를 건축할 때 겉모습의 화려함보다도 내면의 신령함이 채워지기를 원합니다. 교회 바닥에 심어 놓은 유공관이 교회의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비결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심령에 심긴 속사람이 하나님의 성령의 바람을 통하게 하는 영성이 있는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마음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막혀 있다면, 그 고인 물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에 심겨야 하는 것,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우리의 마음에 그 사랑의 통로가 심어지고,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한 성도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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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공관
  • 2023-09-12
  • 안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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