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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지우개


 

​ 초등학교 시절 연필로 글을 쓰다가 잘못 쓰면 지우개로 잘못 쓴 글을 지우곤 했다. 그래서 지우개는 아직 글씨에 서툴렀던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학용품이었다. 누구나 공부할 때에 몇 번씩 지우개로 잘못 쓴 글씨를 지우며 공부를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우개로 글씨를 지우다 보면 이상하게 우리의 마음처럼 깨끗하게 흔적 없이 지워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항상 옆에 짝꿍의 지우개 솜씨는 나보다 뛰어난 것처럼 보였다. 한두 번 싹싹 지우면 깨끗하게 지워지는데 왜 내 지우개는 늘 흔적이 남아 있는지, 공책을 정리하고 보면 항상 이곳저곳에 지우개로 지웠던 흔적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우리는 지우개가 필요하다. 누구나 잘못된 것을 지우고 싶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인생이라는 도화지를 주셨고, 우리는 그 도화지에 우리의 인생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다. 무엇을 그리고 무엇을 써야 할지는 각자의 손에 달려 있지만, 우리는 그 도화지 위에 나의 인생이라는 한 장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 손으로만 그려내고 쓰는 작품이 아니라 영혼을 담아 마음으로 쓰는 걸작품이 되어,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 놓이게 될 것을 기대한다.

 그런데 나의 인생이 걸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지워버리고 싶은 그림들이 있다. 잘못 그리거나 더러워진 부분을 지워버리고 싶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그림은 잘못 생각한 것은 잘못한 대로 더럽혀진 것은 더러운 그대로 인생이란 도화지 위에 남게 된다. 우리의 목소리도 영혼의 울림도 그대로 새겨질 것이다. 한 번 쓰면 사람의 힘으로는 지울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이런 우리에게 하나님은 단 한 번 지우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지우개를 모든 사람에 주신 것이다. 이 지우개는 어렸을 적 지우개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그 지우개는 인생에서 단 한 번 사용하지만, 우리의 인생에 절대로 되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지우고 새롭게 인생을 그릴 수 있게 해 준다. 죄인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나도 모르는 인생의 큰 실수를 우리의 인생에 그대로 남기게 될 것이다.

 인생은 물타기가 아니다. 아무리 깨끗한 물을 부어도 검은 것을 깨끗하게 할 수 없다. 우리가 신앙 훈련을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예수 그리스도라는 지우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인생을 새롭게 그릴 수 없다.

 

 단 한 장인 내 인생의 그림에 나는 어떻게 그림을 그리고 있나? 예수님이라는 지우개를 사용하여, 놓치면 잡을 수 없고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못할 내 인생을 예수 그리스도라는 화폭에 온전히 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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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우개
  • 2023-01-31
  • 안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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